stickyimage

커피 제3의 물결 ⑩ – 수유동 커피로스터 세컨드 커피 김정회 대표 인터뷰

DSC_7966

세컨드 커피는 강북 수유동에서 찾아보기 힘든 커피로스터이다. 북한산 한 자락 끝에 위치한 화계사 아래 초입에 위치한 세컨드 커피는 종로의 카페 뎀셀브즈에서 함께 만난 김정회 바리스타(31)와 류정윤 커피로스터(33)가 의기투합해 만든 커피로스터였다. 먼 수유동까지 발걸음을 옮겨 도착했을때 세컨드 커피에는 김정회 대표가 세컨드 커피의 아이콘인 고양이 ‘째반’과 함께 기자를 맞이해주었다. 알록달록 펄럭이는 몸빼 꽃바지를 입고 있는 김정회 바리스타는 이내 세컨드 커피의 시그니처 블렌드인 Pogo Stick Blend를 정성스레 내려주었고, 그 따뜻한 한잔의 커피가 그렇게도 맛있었던 건 좋은 사람이 믿을만한 재료로 내려주는 커피였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 설명: 수유동 세컨드 커피의 에스프레소 머신 훼마 E61과 말코닉 커피 그라인더)

Q1. 언제 세컨드 커피를 오픈했나.

오픈한지는 8개월째 되었다.

Q2. 처음 커피를 접하게 된 계기는?

2006년부터인 것 같다. 민들레 영토라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구하게 되었고, 당시 민들레 영토에서 달라 코르테라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아르카페 고르고나’라는 이태리 원두를 마실 수 있었는데 당시 주변에서 제대로 된 크레마가 얹어진 커피를 보기 힘든 시절 라떼위에 얹어진 밀크폼처럼 풍부한 크레마와 더불어 단맛이 좋은 커피였다. 이 한잔의 에스프레소 이후 나는 커피에 빠져들었다.

Q3.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바리스타가 직업이 된 것이 그 한 잔의 에스프레소 때문이었나?

그렇다. 그 이후 에스프레소를 공부하기 위해 전문적인 커피숍에 취직했다. 가족들이 처음에는 심한 반대를 했었다. 아무래도 서비스업종의 특성상 가족들에게 지속적인 직업으로 인정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이내 싫증을 잘 내는 본인의 성격을 잘 아신 탓인지 길게 반대하지는 않으셨다. 이후 꾸준하고 묵묵히 바리스타 생활을 참아내는 걸 보신 부모님도 이제는 나를 바리스타로 인정해주신다.

Q4. 이전의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관세사를 하고 싶었다. 항상 재미없는 건 오래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즉흥적인 선택이긴 했지만 커피를 하는 것에 만족한다.

Q5.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국내에서 바리스타는 단순히 대학생들이 하는 소일거리로 보는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내가 일할 시절만해도 지금보다 더 안좋은 근무조건에서 일했었다. 하지만 실제로 로스터리를 오픈하고 보니 한정적인 공간인 카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의 한계가 있다보니 그 한계 내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의 급여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때문에 오랜 기간 일하신 분들 가운데는 자신이 바리스타로 남기 위해 숍을 오픈하시는 분들도 있다.

Q6. 그동안 근무했던 곳은 어디인가

무세띠라는 커피 브랜드의 숍과 종로의 카페 뎀셀브즈에 있었다.

Q7. 세컨드 커피의 의미는 무엇인가?

커피는 기호 식품이기 때문에 내 커피가 항상 고객에게 옳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커피를 처음 마시고, 그 커피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 주신다면 우리는 두번째 잔에서 분명 손님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내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두번째 잔의 커피라는 의미이긴 하지만 의미의 초점이 두 번 와주셨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우리의 커피를 고객의 기호에 맞추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Q8. 세컨드 커피를 창업하고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작년에 세계 바리스타 대회(World Barista Championship)의 국가 대표 선발전을 준비했었다. 대회 준비를 하면서 우리의 커피를 영업할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겨울이 왔고, 비수기인 겨울에 재정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Q9. 그래도 잘 극복한 것 같다.

그렇다. 주변 동료들이 있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창업 후 처음으로 이벤트를 주변 동료들과 함께 기획하게 되었는데 GQ라는 남성 패션 매거진에서 주최하는 팝업 스토어의 케이터링이었다. 이런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해나아가면서 소비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소비하는 한잔의 커피를 제공함으로 만족감과 더불어 감정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Q10. 한국의 스페셜티 커피를 향유하는 일단의 소비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내가 커피를 시작할 때에 비하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규모는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시장에 내어놓았을 때는 가격이 이렇게 싸지 않았다. 스페셜티 커피라 불릴만한 커피의 수입량이 워낙 적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다이렉트 트레이딩뿐 아니라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 생두를 국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의 저항도 많이 낮아졌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Q11. 국내 커피 소비자들이 원하는 커피의 맛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밸런스인 것 같다. 즉, 커피의 맛이 조화롭고 균형감있게 표현되는 커피가 아닐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커피인 것 같다. 세컨드 커피의 경우, 다양한 커피 메뉴의 베이스가 되는 에스프레소의 경우 무게감을 보여주면서 은은하고 정제된 산미에 이어지는 풍부한 단맛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Q12. 국내에서 카페 창업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나?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 남는 친구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기간을 두고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공부라는 것이 단순히 커피뿐 아니라 위치, 재무관리 등도 포함된다.

Q13. 바리스타로 남고 싶은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리스타로 생활하다 보면 사람들이 ‘바리스타도 직업이야?’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그 때 마다 처음 커피를 접했을 때 느꼈던 감정으로 되돌아가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부분은 1년 안에 그 고비가 오지만 3,5,7년 주기적으로 슬럼프를 겪게 된다. 바리스타를 지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바의 조명 아래서 일하는 스테이지에서의 모습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설겆이와 같이 손에 물을 묻히는 일이 주된 일이다. 어떤 바리스타들은 겨울이 지나면 추위에 손이 찢어지고, 하루 종일 계속되는 근무로 ‘하지정맥류’라는 병에 걸리기도 한다. 더욱이 서비스 직종의 특성상 항상 손님에게 친절해야 하기 때문에 숍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스트레스는 속으로 삭혀야 한다.

김정회 바리스타는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이었다. 아마도 겸손하고 따뜻한 사람이 만드는 세컨드 커피가 고객에게 두번째 잔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가 고객에게 내어주는 한 잔의 커피가 자신의 개성을 거침없이 드러내기 보다는 고객 앞에서 부끄러워할 줄 알고, 고객의 기호에 맞출줄 아는 커피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DSC_7992

DSC_7974

DSC_7981

(사진 설명: 수유동 세컨드 커피 로스팅 룸에 자리 잡은 1940년대 제작되고 영국에서 수입된 앤틱 프로밧 로스터기)

DSC_7973

(사진 설명: 김정회 바리스타는 추운 겨울 길가에 버려진 아기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그 이름은 ‘세반’)

DSC_7989

DSC_8003

5 years ago by in Cafes , People , 최신뉴스. You can follow any responses to this entry through the | RSS feed. You can leave a response, or trackback from your own site.
About

수년전,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로 인텔리젠시아 커피의 제프 와츠가 커피잔안에서 빛이 쏟아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아 커피 블로거의 길에 들어섰다. 2012년 7월부터 커피문화 매거진인 커피룩에 커피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2013년 4월에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커피 전문 검증단 패널로 '착한 커피'를 선정하는데 참여했다. 그후 커피 전문 블로거로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매거진에 커피 칼럼 기고 및 스페셜티 커피쪽의 다양한 커피인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였었다. 현재는 Aving News의 기자로 스페셜티 커피를 취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