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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시아 최초의 빈투바(Bean to bar) 초콜릿 만드는 한국인 ‘마졸라코코 김창용 기술이사’

마졸라코코의 김창용 기술이사는 한국인이지만 그가 거주하는 지역은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의 타와우 지역이다. 국내 의료기 무역업체의 직원으로 타와우 지역에 파견되었지만 5년전 거래업체였던 중국계 기업인 Teck Guan Group의 자회사 마졸라코코(Majular Koko)로 이직했다. 처음 마졸라코코에서 김창용 기술이사가 담당했던 업무는 카카오 수출입과 관련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신이 맡고 있는 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와 관련된 모든 컨퍼런스와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사진설명: 마졸라코코의 김창용 기술이사)

처음 카카오와 관련된 업무를 맡을 때만 해도 전세계 초콜릿의 중심에는 언제나 벨기에, 프랑스, 일본 등 세계 유명 쇼콜라티에들뿐이었고, 사실 원재료인 카카오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빈에 대한 그의 지적 호기심은 드문드문 열리는 카카오 학술회 정도가 전부였다. 그나마 말레이시아가 당시 전세계 카카오 생산량이 전세계 5위였기 때문에(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 피해로 11위로 떨어짐) 현지에서 많은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접할 수 있었던 점과 카카오 재배지역과 가공공장 등 생생한 카카오의 현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이런 계기로 그는 국내에서 몇 안되는 카카오빈 전문가로 알려지게 되었고, 국내 업계에 카카오빈과 관련된 소중한 정보들을 블로그에 올림으로써 국내 초콜릿 시장의 고급화 바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를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4′에서 만날 수 있었다.

Q. 본격적으로 초콜릿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업무상 발생하는 여러가지 초콜릿과 관련된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내가 수출입을 담당하는 제품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카카오빈에 대해 처음 알아갈 때만 해도 국내에는 카카오의 종류가 2~3종 정도 밖에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 조사된 것만 952종의 카카오가 있으며 실제로는 2000여종이 넘는 카카오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류가 많은만큼 실제로 다양한 플레이버를 가진 초콜릿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강해졌다.

Q. 아시아 최초로 빈투바 초콜릿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다. 빈투바 초콜릿이란 무엇인가?

A. 빈투바는 영문으로 더 정확하게 표기한다면 ‘From bean To bar’이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빈부터 초콜릿이 서빙되는 bar까지 카카오 재배부터 로스팅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업체가 만드는 초콜릿을 말한다.

Q. 빈투바 초콜릿이 가지는 장점은 무엇인가?

A. 기존의 기성 초콜릿들이 맥도날드라면 빈투바 초콜릿은 수제 햄버거와 같다. 플레이버의 톤이 산지의 기후와 환경에 따라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카카오도 제철과일과 같은 느낌이다. 빈투바 초콜릿은 소비자에게 인공적인 향이나 맛이 아닌 다양한 초콜릿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한다면 초콜릿 역시도 와인처럼 미식의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장점은 단지 소비자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생산자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유통방식에서 심지어 공정무역이라 불리는 유통과정에서도 유기농 초콜릿이 1000원이라고 하면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단지 32원뿐이다. 이렇기 때문에 카카오 재배지의 농부들은 한 달에 100달러가 못미치는 수입을 가져간다. 이는 카카오 농부들이 대개 1인당 10인정도의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들의 삶이 얼마나 피폐한지 이해할 수 있다.

빈투바 초콜릿의 유통방식은 카카오 산지의 농부들과 직접 거래하고 그들과 함께 좋은 카카오 재배에 대해 고민함으로써 카카오의 품질개선을 독려할 수 있고, 그들은 노력에 따른 금전적인 댓가를 확실하게 보상받을 수 있다. 이런 빈투바 초콜릿의 유통과정은 이미 커피쪽에서도 ‘다이렉트 트레이드’라는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Q. 전세계적으로 빈투바 초콜릿을 만드는 업체가 어느 정도인지?

전세계적으로 보면 꽤 된다. 아마 수백개의 업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체 초콜릿 시장에 비한다면 이제 시작인 것이다. 더욱이 아직 아시아에는 빈투바 업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근무하고 있는 마졸라코코에서 아시아 최초로 빈투바 초콜릿을 준비중에 있고 현재 아시아 최초로 싱가포르, 홍콩, 상해, 대만 등 고급 초콜릿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Q.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기성 초콜릿이 맛의 다양성에 있어서 부족하다는 이야기인데 왜 그러한가?

A. 커피를 예로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쓰다고 인식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커피 역시도 제철 과일과 같은 다양한 아로마와 플레이버를 가지지만 기업들은 이윤 때문에 저렴한 커피를 사용하게 되고, 저렴한 커피와 좋은 커피에 대한 구분을 모호하기 만들기 위해 커피를 볶을때(로스팅) 모두 태워버리는 것이다. 이런 커피는 커피의 맛은 가지고 있지만 개성은 없어져버린다.

마찬가지로 카카오 역시도 다크 초콜릿하면 많은 사람들은 써서 먹질 못한다. 그 이유도 커피와 같다. 카카오빈들이 품종에 따라 발효정도에 따라 다른 맛을 낼 수 있음에도 카카오빈을 강하게 볶아서 저급과 고급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빈투바 초콜릿의 경우에는 재배부터 관여하기 때문에 각 카카오의 품종이나 발효정도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에 맞는 로스팅을 할 수 있고, 적절한 발효와 적절한 로스팅은 카카오가 가진 신맛, 쓴맛, 떫은 맛 모두를 잘 발현시켜준다.

Q. 그렇다면 초콜릿도 저급과 고급을 평가하는 방법론이 있는가?

A. 커피처럼 Q-Grader의 역할을 하는 품평 전문직종은 없지만 품평 방법론은 존재한다. 전세계에는 33명의 초콜릿 품평가가 존재하는데 각 산지에서 흔히 초콜릿 품평대회를 볼 수 있다. 품평 방법은 로스팅한 카카오닙의 윤기를 본다. 그리고 닙을 부러뜨리면서 나는 소리를 들어보고 그 순간 나타나는 향에 주목한다. 다음으로 부러뜨린 닙을 혀 위에 올려놓고 질감을 느낀 후 입안을 채우면서 코로 올라오는 아로마를 잡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방법론으로 품평할만한 카카오빈을 플레이버빈이라 부른다. 개성있는 맛을 낼 수 있는 카카오빈이라는 뜻이다.

단순히 초콜릿맛으로 밖에 표현 못하는 식품이 아닌 다양하면서 고급스러운 향과 맛을 지닌 기호식품이 된다면 그것은 고급 초콜릿이 될 자격이 있다.

Q. 플레이버빈이라고 불리는 카카오빈은 주로 어디에 있나?

A. 플레이버빈은 모두 중남미에서 재배되며 그 중 50% 이상이 에콰도르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에콰도르의 카카오빈을 세계 최고라고 흔히 부르는 것이다.

Q. 결국 빈투바 초콜릿은 커피에 비추어 본다면 스페셜티 커피정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현재 우리 주위에는 빈투바 초콜릿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우리가 기성 초콜릿이라도 고를 때 유의해서 봐야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기존의 기성 초콜릿들은 모두 알칼리 처리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수용성은 증대되지만 항산화물질의 60%가 없어진다. 하지만 모든 기성초콜릿이 그렇기 때문에 현재 이 과정을 어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주위에 찾아보면 인공가향되지 않은 초콜릿정도는 찾을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마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4′에 참가한 거의 모든 업체는 인공가향되지 않은 초콜릿을 취급할 것이다.

Q.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4′ 세미나를 위해서 국내에 들어왔다. 한국으로 다시 들어올 생각은 없나?

A.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테지만 지금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의 내 생활에 만족한다. 빈투바 초콜릿은 카카오가 생명인데 재배되는 산지를 떠날 수는 없지 않은가.

Q. 내년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5′에서도 꼭 만나고 싶다. 그때는 아시아 최초의 빈투바 초콜릿을 맛볼 수 있지 않겠는가?

A. 내년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5′에서 마졸라코코가 직접 참여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부스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간접적으로 참여할 것 같다. 기대된다.

우리가 먹는 대개의 식품들은 가공품들이다. 가공은 보이기 위한 결과물이다. 적어도 우리의 먹거리에서는 가공보다 원재료에 포커싱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김창용 기술이사의 수고와 노력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부분인 원재료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실천때문일 것이다. 내년에 개최될 살롱 뒤 쇼콜라 서울의 핫이슈가 진정성있는 초콜릿 빈투바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사진설명: ‘살롱 뒤 쇼콜라 서울 2014′의 에이미초코 부스에서 함께한 김창용 기술이사)

기사작성/김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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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에서 마신 한잔의 커피로 인텔리젠시아 커피의 제프 와츠가 커피잔안에서 빛이 쏟아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아 커피 블로거의 길에 들어섰다. 2012년 7월부터 커피문화 매거진인 커피룩에 커피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2013년 4월에 채널A 먹거리 X파일의 커피 전문 검증단 패널로 '착한 커피'를 선정하는데 참여했다. 그후 커피 전문 블로거로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매거진에 커피 칼럼 기고 및 스페셜티 커피쪽의 다양한 커피인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전달하였었다. 현재는 Aving News의 기자로 스페셜티 커피를 취재하고 있다.